아이를 손으로 때려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도 모르게 갑작스런 화를 감당하지 못하고 길을 걷다 손으로 아이의 뒷통수를 세게 때려버렸네요.
전 후 사정을 뒤로 하고 아이를 때렸다는 미안함과 뭔지 모르는 감정이 뒤섞여 오늘 하루 일하는 내내 마음에 걸려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제 아들은 엄청 착한 아이입니다. 제가 아빠라 그래서 인 것도 있지만, 학교 생활에서도 정말 착한 아이 인 것은 분명합니다.
학교에서도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는 아이나, 힘이 약한 친구들을 도와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아이 이거든요.
하지만, 이 때문인지(적응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도와 주는 것) 다른 친구들에게 싸잡혀 같이 놀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여튼 착한 아이이지만, 집에서는 본인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 인정을 하지 않고 대드는게 일상 입니다. 학교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아니면, 집에서 너무 과도하게 규칙과 규범 박스를 만들어 놓은 이유 때문일까요? 그 것은 사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 착한 아이는 항상 형의 놀림거리 입니다. 형이 놀리면서 놀고, 서로 때리면서 장난치고, 치고박고 도망가면서 잡고 뭐 그러면서 지내고 있죠.
물론 이 아이도 역으로 형을 놀리거나 귀찮게 하기도 합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같은 행동을 보이며 길거리에서 놀면서 밖을 나서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는 가만히 있질 못하고 "애들아 길거리에서 그러면 위험하고 다치니까 가만히 가!"라며, 큰 소리로 호통을 치며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놀리며 도망가던 형이 넘어지며, 얼굴을 조금 다치게 되었습니다. 하마터면 머리가 크게 다칠뻔했었죠.
너무 놀라 아들의 상태가 괜찮은지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괜찮아? 크게 다치진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니까 아빠가 길거리에서 까불지 말고 다니라고 했잖아!" 라고 말을 했습니다. 큰 아이를 이리 저리 보며, 괜찮은지 확인 하고 있는데!!!
둘째 아이가 "킄크크킄 하하하~" 하며 웃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형아가 다쳤는데 옆에서 웃고 있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들 형아가 다쳤는데 웃는게 말이되니?", "아무리 형아가 널 놀리고 했다고 하더라도 다쳤는데 어떻게 동생이 되가지고 형이 다친걸 보고 웃을 수가 있어?"라며 뭐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들의 행동은 못들은 척 하고 흥얼 거리며 다른 소리하고 웃으며 "네~" 하는 겁니다.
사실 여기에서 한번 고비가 왔습니다만, 다시 침착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아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아잖아.. 형제끼리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지! 어찌 됐든 형아가 있어서 너가 있고, 우리 가족이 있는 거잖아. 서로를 위해줘야지 나한테 잘못했었다고 형아가 다친게 기분이 좋아?" 라고 묻자. 아들은 저를 놀리듯한 말투로 "눼~" 뭐 이러는 겁니다. 이 때 갑자기 넘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있는 힘껏 아이의 뒷통수를 세게 때려 버렸습니다. 아이는 넘어질뻔했고, 그제서야 눈물을 보이며 울먹울먹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하고 난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이들 잘 되라고 하는데 왜 내가 쓰지 않아야 되는 폭력을 쓴 것인지.. 그러면서 아이를 타이른게 잘한 것인지에 대한 죄책감과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그러고나서 아이는 집에와서 잠이 들고, 저도 일을 나가야 해서 잠을 청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출근해서도 아이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안했어 정말.." 이 말 한마디를 해주려구요. 하지만, 일하는 시간과 아이 학교가는 시간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하고 싶던 말을 못하고,, 결국 퇴근을 해버렸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니 엄청 쑥쓰럽고, 창피해서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마침 샤워를 하는데 같이 씻기라고 와이프가 하더군요.
아이와 씻으면서, 자연스럽게 "미안하다.. 아들.. 어제 때려서..., 아빠가 손으로 감정이 섞인 채로 그러면 안됐는데.." 라고 제 마음을 전 했습니다.
아이는 황당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아빠! 어제 나 때렸어? 기억이 안나는데? 형아 다쳤는데 웃어서 혼난건 기억나는데 맞은 건 기억에 없어~" 하더군요. 순간 '쾅' 하더라구요. 무슨 기분인지 마음인지 모르겠으나, 눈물이 날 것 같더라구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면서, 꼭 안아 주었습니다.
"아빠가 너한테 뭐라고 했든, 널 사랑해!", "형아도 너도 막내도 다 사랑하고, 똑같이 사랑해.", "널 때렸다고 해도 아빠가 잘못한거지 널 사랑하는게 변한 건 아니야."라고 말을 하면서요.
아이는 너무나도 활짝 웃으면서 "네~" 하더라구요.
제 아들이 저보다 마음이 더 깊은 가 봅니다.
내가 사랑하고, 누구보다 착한 아이와 더 행복하게 살아 가렵니다.